안녕하세요, 한얼닷컴의 기술 파트너이자 IT 글쓴이 Cub Java입니다.
미국에서 IT 개발자로 일하며 수많은 기업들의 보안 시스템을 경험했지만, 이번 대한민국을 뒤흔든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접하고는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오늘 기술적인 분석을 넘어, 한 기업의 오만함이 어떻게 신뢰를 무너뜨리는지, 그리고 우리 같은 비즈니스 오너들이 여기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뼈아픈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 3분의 2가 발가벗겨진 날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킹 사고가 아닙니다. 무려 3,300만 명, 대한민국 국민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습니다. 이름, 전화번호, 주소, 심지어 우리가 문 앞에 물건을 받기 위해 적어둔 현관 비밀번호와 구체적인 주문 내역까지 고스란히 털렸습니다.
기술적인 원인은 허무할 정도로 간단했습니다. 퇴사한 직원의 접근 권한을 즉시 삭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IT 업계에서는 이를 ‘키 관리(Key Management)’ 실패라고 부릅니다. 직원이 회사를 떠나면 그가 가지고 있던 디지털 열쇠를 회수하고 자물쇠를 바꾸는 것은 보안의 기초 중의 기초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1등 이커머스 기업이라는 쿠팡은 이 기본적인 문단속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국적의 전 직원은 퇴사 후에도 5개월 동안이나 회사 시스템을 제집 드나들듯 하며 고객 정보를 빼돌렸습니다.
은폐와 축소, 고객보다 주가가 먼저였나
제가 IT 전문가로서, 그리고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는 지점은 유출 그 자체보다 그 이후 쿠팡 경영진이 보여준 태도입니다. 쿠팡은 11월에 이미 이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으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이는 명백한 늑장 대응입니다.
고객의 정보가 범죄 집단에 넘어가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에 악용될 수 있는 1분 1초가 급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쿠팡은 자신들의 손해를 계산하고 있었습니다. 즉시 공표했을 때 발생할 주가 하락, 회원 탈퇴 러시, 그리고 기업 이미지 실추를 걱정하며 골든타임을 허비했습니다. 이는 고객의 안전보다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한, 기업 윤리를 저버린 행위입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회를 회사 스스로 걷어차 버린 것입니다.
김범석 의장과 경영진의 오만함을 고발합니다
쿠팡의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의 태도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결정적인 위기의 순간에는 늘 한발 물러서 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이번 사태에서도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보다는 법적인 테두리 뒤에 숨어 상황을 모면하려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이는 한국 소비자를 그저 수익 창출의 도구로만 보는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어차피 쿠팡 없이 못 살잖아”라는 식의 배짱 영업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전 국민의 정보를 허술하게 다루고도 뻔뻔하게 대응할 수는 없습니다. 비록 저는 미국에 살고 있어 직접적인 피해는 피했지만, 고국의 동포들이 겪고 있을 불안감과 기업의 기만적인 태도를 생각하면 정말이지 치가 떨립니다. 글로벌 기업을 지향한다면 그에 걸맞은 책임 의식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비즈니스 오너들이여, 신뢰는 보안에서 시작됩니다
존경하는 한인 비즈니스 오너 여러분, 그리고 한얼닷컴 독자 여러분.
이번 쿠팡 사태는 우리에게 아주 무거운 교훈을 줍니다. 기업의 규모가 크건 작건, 고객의 개인정보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 중 가장 소중하고 민감한 것입니다. 우리가 고객의 이메일 하나, 전화번호 하나를 얻는 것은 그들이 우리를 믿었기 때문입니다.
보안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입니다. 그리고 고객의 신뢰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우리 회사는 작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셔야 합니다. 고객 정보를 소홀히 다루는 순간, 우리가 쌓아올린 공든 탑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쿠팡과 같은 거대 기업도 신뢰를 잃으면 흔들립니다. 하물며 우리 같은 중소 비즈니스 오너들에게 고객의 신뢰는 생존 그 자체입니다.
한얼닷컴은 앞으로도 여러분의 비즈니스가 기술적으로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쿠팡의 이번 오만함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는 고객의 정보를 내 가족의 정보처럼 소중히 여기는 진짜 비즈니스를 해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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