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의 불편함이 드디어 끝나다
여러분, 드디어 그 날이 왔습니다! 지난 7월 8일, 미국 국토안보부 크리스티 놈(Kristi Noem) 장관이 발표한 소식은 전 세계 항공 여행객들에게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들렸을 것입니다. “정책 변경은 전국적으로 즉시 시행된다”고 발표한 신발 벗기 폐지 소식 말이죠.
23년 동안 우리는 공항 보안검색대 앞에서 마치 의식을 치르듯 신발끈을 풀고, 차가운 바닥에 양말 차림으로 서서, 때론 구멍 난 양말을 부끄러워하며 검색을 받아왔습니다. 이제 그 모든 것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한 남자의 어리석은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이 불편함의 시초를 찾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2001년 12월 22일, “9/11 공격 직후 몇 달 만에 리차드 리드가 파리에서 마이애미로 가는 아메리칸 항공 63편에 신발에 숨긴 수제 폭탄을 들고 탑승했다”는 사건이 모든 것을 바꿔버렸습니다.
리차드 리드라는 이름의 28세 영국 남성은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파리에서 마이애미로 향하는 197명의 승객이 탄 아메리칸 항공 63편에서 신발에 숨긴 수제 폭탄을 터뜨리려 시도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행히 그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신발 속 폭발물의 심지에 불을 붙이려 애쓰던 그는 승객들과 승무원들에 의해 제압되었고, 항공기는 보스턴의 로건 국제공항으로 비상착륙했습니다.
이 한 번의 미수 테러가 전 세계 항공 보안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신발 폭탄범의 2001년 비행 중 폭탄 테러 미수 이후 TSA 검색대에서 항공 여행객들이 신발을 벗도록 강제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23년간의 굴욕적인 의식
그날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공항에서는 승객들이 신발을 벗고 보안검색을 받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임시 조치”라고 여겨졌던 이 정책이 무려 23년간 지속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불편함을 견뎌왔습니까? 아침 일찍 공항에 도착해 긴 줄에서 기다리다가, 드디어 보안검색대에 도착하면 벨트를 풀고, 노트북을 꺼내고, 액체류를 따로 분리하고, 마지막에는 신발까지 벗어야 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부츠의 지퍼와 끈을 풀고 다시 신는 과정에서 뒤따르는 승객들의 시선을 받으며 서둘러야 했죠.
더 당황스러운 것은 양말에 구멍이 났거나, 발 냄새가 걱정되거나, 혹은 아예 양말을 신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밟고 간 차가운 금속 바닥을 맨발로 걸어야 하는 상황은 위생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불편했습니다.
TSA PreCheck의 특권이 이제는 모두의 권리로
그동안 연간 78달러(약 10만원)를 지불하고 TSA PreCheck에 가입한 승객들만이 누릴 수 있었던 특권이 있었습니다. 바로 신발을 벗지 않고도 보안검색을 통과할 수 있는 권리였죠. “국내선 항공편 이용 시 공항 보안검색에서 더 이상 신발을 벗을 필요가 없어져 TSA PreCheck 프로그램의 혜택 중 하나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이제 일반 승객들도 이 특권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TSA PreCheck 회원들은 여전히 노트북을 꺼내지 않아도 되고, 액체류를 분리하지 않아도 되며, 가벼운 재킷을 벗지 않아도 되는 등의 다른 혜택들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발 벗기라는 가장 상징적이고 번거로운 절차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모든 여행객들에게는 큰 해방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왜 지금에서야? 기술의 진보와 위험 평가의 변화
그렇다면 왜 2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정책이 바뀌게 된 걸까요? “공항 보안 전문가들은 TSA가 신발을 벗는 것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결정하게 된 이유를 더 확실하게 알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공식적인 설명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간 보안 기술이 크게 발전했고, 위험 평가 방식도 더욱 정교해졌다는 것입니다. 최신 엑스레이 장비와 폭발물 탐지 기술은 신발을 벗지 않고도 충분히 위험 물질을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죠.
또한 리차드 리드의 사건 이후 23년간 신발을 이용한 테러 시도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고려되었을 것입니다. 테러리스트들은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찾아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는데, 신발 폭탄이라는 방법은 이미 널리 알려진 만큼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된 것 같습니다.
더 큰 변화의 전조? 액체류 제한도 완화될까?
흥미롭게도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신발 정책 변경 발표와 함께 더 큰 변화를 암시했습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TSA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여행객들이 기내 반입 수하물에 담을 수 있는 액체량의 변경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합니다.
현재 100ml 이하의 용기에 담긴 액체류만 기내 반입이 가능하고, 이마저도 투명한 지퍼백에 따로 분리해야 하는 규칙도 변경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이 규칙마저 완화된다면, 공항 보안검색은 9/11 이전의 편의성에 훨씬 가까워질 것입니다.
불편함을 당연하게 여겼던 우리에게
23년이라는 시간은 한 세대가 성장하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이 기간 동안 태어나 자란 젊은이들에게는 공항에서 신발을 벗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도 신발을 신은 채로 당당하게 보안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정책 변경은 단순히 편의성의 문제를 넘어서는 의미를 가집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테러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고,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진적으로 일상의 편의성을 되찾아간다는 상징적인 의미입니다.
물론 여전히 공항 보안은 중요하고, 우리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절차들은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구두끈을 푸느라 뒤의 줄이 밀리는 것을 걱정하거나, 양말의 구멍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공항을 이용할 때는 신발을 신은 채로 당당하게 걸어가며, 23년간의 불편함이 드디어 끝났다는 것을 만끽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때 “신발 폭탄범”이라 불렸던 리차드 리드의 어리석한 시도가 만들어낸 이 긴 불편함의 역사를 기억하며, 우리가 얼마나 먼 길을 걸어왔는지 되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