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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키멀 사태와 표현의 자유

지난주 미국에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ABC가 지미 키멀의 토크쇼 “Jimmy Kimmel Live!”를 찰리 커크(Charlie Kirk)에 대한 발언을 이유로 “무기한” 중단시킨 것입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칭찬할 정도로 정치적 압력 하에서 이루어진 결정으로 추측됩니다.

이 소식을 들으며 저는 40년 전 한국의 어두웠던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1980년대, 우리는 군부독재 정권 하에서 살았습니다. 그때는 저는 코흘리게 국민학생이었지만 생생히 기억하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어떤 비판도 허용되지 않았고, 언론은 철저히 통제받았습니다. 코미디언이 권력자를 조롱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죠.

미국이 강한 나라인 이유

그런 억압적인 환경에서 자란 어린 저에게 미국의 코미디 프로그램들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사촌형들과 함께Saturday Night Live라는 프로를 AFKN에서 봤었는데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을 흉내 내며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을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떻게 대통령을 이렇게 우스꽝스럽게 만들 수 있지? 잡혀가지 않나?”

하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강한 나라인 이유라는 것을요. 권력자도 비판받고 조롱당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였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야말로 건강하고 강한 사회라는 것을 그때 어린 나이에도 본능적으로 느꼈던 것 같습니다.

미국의 현실

그런데 오늘날 미국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트럼프 행정부의 FCC 위원장 브렌든 카(Brendan Carr)의 압력으로 주요 방송사인 ABC가 단 몇 시간 만에 20년 넘게 방송된 토크쇼를 중단시켰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FCC가 프로그램을 취소하거나 중단시킬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위험한 선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은 그 어두웠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대통령을 비판하고 조롱하는 것이 목숨이나 직을 걸어야 하지는 않습니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정치인들을 패러디하고, 시민들은 자유롭게 정부를 비판합니다. 하지만 그 자유의 상징이었던 미국에서는 오히려 퇴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켜야 할 가치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저는 깊은 우려를 느낍니다. 우리가 미국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자유와 민주주의 때문이 아니었습니까?

우리 한인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이 상황을 단순히 남의 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표현의 자유는 모든 민주주의의 근간입니다. 오늘은 유명한 코미디언의 일이지만, 내일은 우리 중소기업들의 마케팅 메시지나 우리의 의견 표현이 제약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 운영자들에게 디지털 마케팅과 소셜미디어는 생존의 도구입니다. Facebook, Instagram, YouTube 등을 통해 우리는 고객들과 소통하고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하지만 만약 정치적 압력으로 인해 이러한 플랫폼들이 특정 의견이나 표현을 검열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키멀이 복귀 방송에서 한 말처럼 “우리 정부가 텔레비전에서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통제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라는 것이 바로 우리가 기억해야 할 핵심입니다.

1세대 이민자로서의 책임

우리 1세대 이민자들은 독특한 위치에 있습니다. 우리는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유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동시에 우리는 이제 이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이러한 가치들을 지켜나갈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우리는 어떤 유산을 남겨주고 싶습니까?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사회일까요, 아니면 권력의 눈치를 보며 입을 다물어야 하는 사회일까요?

한얼닷컴 커뮤니티의 역할

바로 이런 시점에서 한얼닷컴과 같은 커뮤니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우리는 단순히 비즈니스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정치적 성향이 어떻든 관계없이,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는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공통의 가치입니다. 이것은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문제이며,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우리가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사안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첫째, 우리 사업체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고객이나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건전한 토론 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둘째, 우리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이러한 가치들을 반영해야 합니다. 진정성 있는 메시지, 다양성을 인정하는 태도, 그리고 민주적 가치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셋째, 우리 커뮤니티 내에서 이러한 이슈들에 대해 열린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표현의 자유라는 근본적 가치에 대해서는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희망을 잃지 않기

키멀의 쇼가 결국 복귀했다는 것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많은 할리우드 인사들과 시민들이 목소리를 냈고, 결국 방송사도 입장을 바꾸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우리 한인 사회도 이런 순간에 침묵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작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역사는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마무리하며

80년대 한국의 어둠 속에서 미국의 자유를 동경했던 그 소년이 이제는 미국에서 살며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 같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 기적은 저절로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노력과 관심, 그리고 용기가 필요합니다.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다양성 존중. 이것들은 우리가 미국을 선택한 이유이자,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입니다. 키멀 사태는 끝났지만, 우리의 책임은 이제 시작입니다.

한얼닷컴은 앞으로도 이러한 가치들을 옹호하며, 우리 한인 사업가들과 커뮤니티가 자유롭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습니다. 여러분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첫걸음이니까요.

Image by ABC/"Jimmy Kimmel Live" (Source: https://www.heute.at/i/jimmy-kimmel-kehrt-mit-late-night-show-zurueck-120132540/doc-1j5pflmvk2) is licensed under CC BY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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