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얼닷컴 가족 여러분!
타지에서 이민자로서, 또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늘 배려와 이해를 필요로 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낯선 문화 속에서 잘 적응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쩌면 ‘착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던 것 같고요. 누군가를 돕고 친절을 베푸는 건 분명 멋진 일이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그 ‘착함’이 저를 지치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오늘은 너무 착해서 겪었던 제 개인적인 경험과 함께,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아니오’라고 말하는 방법에 대한 제 생각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너무 착하면, 의외로 이런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착하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죠. 그런데 제 경험상, 너무 착하게 굴면 의외로 다양한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더라고요.
가장 먼저 느낀 건, 사람들이 제 친절을 너무 당연하게 여긴다는 점이었어요. 처음엔 누군가에게 의지되는 존재라는 게 뿌듯했지만, 어느 순간 ‘이 사람은 부탁하면 다 들어줄 거야’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진짜 필요나 바람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시작하더라고요.
또 다른 어려움은 ‘아니오’라고 말하기가 힘들어 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원하지 않는 일에도 동의하곤 했죠. 이렇게 계속 부탁을 들어주다 보면, 제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해져 결국 번아웃을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렇게 지치고 나면, 자존감도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나는 남을 위해 얼마나 많이 해주는가’에 제 가치를 두게 되면서, 정작 제 자신은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갈등을 피하려다 쌓인 서운함과 불만들은 결국 속으로 곪아 터지더라고요.
물론, 이 모든 문제가 ‘착함’ 자체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경험을 통해,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나 자신’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관계를 해치지 않고 ‘No’라고 말하는 방법
‘아니오’라고 말하는 게 참 어렵습니다. 특히 우리처럼 두 문화 사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렇죠. 한국 문화에서는 ‘체면’과 ‘관계’를 중시해 직접적인 거절을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 사회에서는 명확한 의사소통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니까요.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 봤습니다.
- 명확하지만 부드럽게 표현하기 “글쎄요”, “생각해볼게요” 같은 애매한 말은 오히려 상대방에게 혼란을 줄 수 있더라고요. 대신 저는 이렇게 말하는 연습을 합니다. “죄송하지만, 그 시간에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어려울 것 같아요.” 훨씬 더 명확하고 솔직하게 느껴지죠.
- 이유를 간결하게 설명하기 거절할 때 구구절절 변명할 필요는 없더라고요. “가족과의 시간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서요” 또는 “현재 업무량이 너무 많아 추가 프로젝트를 맡기 어려울 것 같아요”와 같이, 간결하면서도 제 상황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 감사의 마음을 먼저 전하기 누군가 저를 먼저 생각해줬다는 것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면, 거절을 훨씬 부드럽게 할 수 있습니다. “저를 생각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도 제 거절을 더 잘 받아들이는 것 같았어요.
- 대안을 제시하기 완전히 거절하기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그 날은 어렵지만 다음 주는 어떠세요?” 또는 “직접 참여는 어렵지만 다른 방식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요?”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에게 여전히 제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 일관성을 유지하기 한번 ‘선’을 그었으면, 그 경계를 꾸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외를 만들기 시작하면 상대방도 혼란스러워하고, 결국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궁극적으로 ‘No’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을 돌보는 것과 같아요. 우리의 시간, 에너지, 정신적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이 자원을 현명하게 관리해야 진정으로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고, 더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물론, 관계를 지키며 ‘No’라고 말하는 것은 저에게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연습을 통해 충분히 익힐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오늘부터 작은 것부터 시도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여러분의 경험과 고민을 댓글로 나누어주시면,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