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오래된 샤워 밸브에서 물이 손잡이를 타고 새기 시작했습니다. 설비공을 부르려 했지만, 일거리가 작아서인지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돈과 시간을 아끼고자 직접 고쳐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유튜브를 샅샅이 뒤져 우리 집과 비슷한 욕조 샤워 밸브를 새 모델로 교체하는 영상을 찾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재앙이었습니다. 오래된 샤워 밸브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녹슨 부품을 억지로 돌리려다 밸브 전체가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일주일 동안 수도 계량기를 잠가야 했습니다. 온 가족이 음식, 목욕은 물론 화장실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전문가의 기술과 지식을 유튜브로 대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한국 대통령이 또다시 탄핵되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불과 8년 만에 한국 국민들은 다시 불안한 마음으로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헌재의 심판은 예상보다 간결하고 설득력 있었습니다. 정부는 진작에 여야 국회의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며 대립을 줄이고 어려운 과제를 해결했어야 했습니다. 정치적 무능력을 극우 유튜버들의 왜곡된 영향력과 군경의 강압적인 힘으로 해결하려 했던 어리석음은, 민주주의가 깊게 뿌리내린 한국 국민들의 성숙하고 견고한 시민의식을 뛰어 넘을 수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슬프지만, 이번 일을 통해 어떤 대통령도 쉽게 계엄령을 고려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국민들의 법에 대한 지식, 특히 계엄 관련 정확한 해석 능력과 절차에 대한 이해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보다 월등하다는 사실입니다. 초등학생들조차 소추, 각하, 기각 등 법률 용어들을 이해한다고 하니, 국민들의 법률 지식 수준이 매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만 항상 옳을 수는 없습니다. 국민이 국회의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비로소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두려워하며 주어진 의무를 제대로 이행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좌우, 중도를 떠나 모두가 깊은 숨을 쉬며 이러한 국가적 낭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고민하고, 나의, 가족의, 그리고 국가의 안위와 발전에 집중하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새로운 시작을 다짐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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