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생활 정보World Cup과 한인 커뮤니티의 복잡한 마음

World Cup과 한인 커뮤니티의 복잡한 마음

오늘 아침 저는 World Cup관련 전화를 세 통 받았습니다. 첫 번째는 아내였고, 두 번째는 오래된 동창이었고, 세 번째는 교회에서 자주 소통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세 사람 모두 같은 말로 시작했습니다. “손흥민이 왜 선발 안 됐어요?” 진짜 저의 의견을 묻는것 같지 않았습니다. 어젯밤 경기를 생각하면 저도 좀 그렇거든요.

저 같은 1세대 한인들에게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 경기가 아닙니다. 이건 타향살이 중에 잠깐이나마 한국 사람으로 뭉칠 수 있는 시간이구요. 미국 어딘가의 한인 식당이나 친구 집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유니폼 색깔 때문에 함께 숨을 멈추는 그 순간, 그게 제가 월드컵을 보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번 남아공전, 저는 그 숨을 굉장히 오래 참아야 했습니다.

전광판에 선발 라인업이 뜨던 순간을 기억하십니까. 손흥민의 이름이 없었습니다. 이건 그냥 감독의 전술적 선택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손흥민은 2010년대 초반부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이끌어온 사람이구요. 33살이 된 지금, 이번 미국 월드컵이 그에게 마지막 기회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 선수를 남아공전 선발에서 제외했다는 것,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눈을 두 번 비볐습니다.

물론 홍명보 감독 입장도 이해는 합니다. 손흥민은 멕시코전에서 57분 교체될 때까지 슈팅 한 번 제대로 못 날렸거든요. 감독으로서는 무언가 바꿔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말이죠, 바꾸는 방법이 선발 제외였어야 했을까요. 미국 땅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미국 LA FC 소속으로 뛰고 있는 손흥민을 선발에서 뺀다는 것은, 결과를 떠나서 어딘가 이야기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선수들과 미디어 사이에서 벌어진 일

사실 손흥민 벤치 논란보다 저를 더 당혹스럽게 만든 것이 있었습니다. 대회 전부터 조금씩 흘러나오던 이야기였는데요. 한국의 일부 언론이 촬영 도중 손흥민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한 것이 카메라에 잡혔고, 그게 선수단 귀에 들어갔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이런 일이 터지면 한국 사회에서는 굉장히 빠르게 번집니다. 선수들은 공식 일정 외에는 한국 미디어와의 접촉을 모두 끊었고, 예정되어 있던 인터뷰들이 취소됐으며, 취재 담당 직원이 사퇴까지 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한국과 미국의 스포츠 문화 차이를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미국 스포츠에서도 선수와 언론 사이의 갈등은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방식은 조금 다르거든요. 선수가 잘 나갈 때는 최대한 치켜세우다가, 삐끗하면 그 열기가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흥민처럼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선수에게도 예외가 없다는 것, 미국에서 보고 있는 저로서는 마음이 좀 짠했습니다.

우리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미국에서 보는 우리는 그냥 응원만 하면 되는데, 한국에서는 월드컵을 이렇게 힘겹게 보는구나.”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타향에서 응원하는 것도 그 나름의 무게가 있거든요. 화면 너머로 함성이 들려도 그 자리에 없다는 것, 뭔가 큰일이 벌어져도 다음 날 직장에 나가야 한다는 것, 그 거리감이 때로는 더 쓸쓸합니다.

남아공전 Thapelo Maseko의 골이 들어가던 순간, 저는 앉아 있던 소파에서 그냥 등받이에 등을 기댔습니다. 어딘가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크로스 올리는 장면 하나, 수비가 무너지는 순간 하나, 정작 손흥민이 벤치에 앉아 있는 동안 한국 수비진은 갈피를 못 잡고 있었습니다. 그 후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손흥민이 후반에 교체 출전했지만 득점은 없었습니다. 경기는 0-1로 끝났고, 한국은 조 3위로 탈락 위기에 몰렸습니다.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이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 3위, 경우의 수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한국의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번 2026 월드컵은 48개국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이구요. 각 조 상위 2팀에 더해서, 조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8팀까지 32강에 진출합니다. 한국은 현재 조 3위, 3점, 골득실 -1입니다. 이 수치로 8자리 안에 들 수 있을지는, 다른 조들의 경기가 모두 끝나봐야 압니다.

제 경험으로는 이런 기다림이 경기 자체보다 더 힘들 때가 있습니다.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고, 그냥 다른 나라들의 경기 결과를 보면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 말고는 손댈 방법이 없거든요. 우리 커뮤니티 단톡방에도 어젯밤부터 각종 계산이 올라왔습니다. “이 조에서 이 팀이 이기면 우리가 올라간다”, “저 조 결과가 이렇게 나와야 한다” 같은 내용들이요. 저는 그 메시지들을 보면서, 우리 커뮤니티가 이 결과를 이렇게 절박하게 함께 따라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에 오래 살면서 저는 ‘기다리는 것도 응원의 일부’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지금 한국 축구가 그 자리에 있습니다. 결과는 오늘 저녁쯤 나올 것 같습니다. 되든 안 되든, 우리는 지켜봐야지요.

그런데 말이죠, 저는 이 순간에 오히려 손흥민이라는 사람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는 33살에도 여전히 LAFC에서 뛰고 있고, 오직 이 월드컵을 위해 미국 리그를 선택했다고 밝혔습니다. 선발에서 제외되고, 후반에 나와서도 골을 못 넣고, 온 나라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경기를 뛰는 그 모습, 저는 그게 사실은 굉장히 용기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 선수가 여기서 보여준 것들은 기억될 겁니다.

이 결과가 우리에게 남기는 것

저는 때때로 월드컵에서 한국이 탈락하거나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미국에 있는 우리 한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합니다.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분들의 반응이 더 격렬할 때도 있지만, 미국에 있는 우리들의 실망은 조금 다른 종류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축구가 일상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뉴스에서, 직장에서, 동네에서 항상 이야기가 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다릅니다. 우리는 이미 미국의 일상 속에서 살아가면서, 그 안에서 한국 월드컵을 별도로 챙겨야 합니다. 밤을 새워서 경기를 보거나, 점심시간에 스마트폰으로 경기 하이라이트를 확인하거나, 한인 커뮤니티 채팅방에서 결과를 기다립니다. 그렇게 챙겨서 본 경기가 이렇게 끝나면, 그 허탈함의 무게가 조금 다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런 순간들이 있어야 공동체가 더 단단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좋을 때만 함께하는 것은 쉽습니다. 이렇게 실망스럽고 답답한 결과를 함께 받아들이면서, 그래도 같은 언어로 같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 그게 한인 커뮤니티가 타향에서도 이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손흥민 이름을 부르며 한숨 쉬고 있을 겁니다. 그 한숨이 다 같은 색깔이라는 게 저는 왜인지 위안이 됩니다.

사실 저도 처음엔 이런 감정을 표현하는 게 좀 어색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이 보시기엔 “미국에서 편하게 보는 사람들이 무슨 고민이냐”고 하실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구요,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여기서는 이 감정을 나눌 공간 자체를 찾아야 한다는 것, 그 과정이 한국보다 조금 더 외롭다는 것, 저는 그게 우리 한인들의 솔직한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과 대답

  1. 손흥민이 2026 월드컵 남아공전에서 선발에서 제외된 이유가 뭔가요?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전에서 손흥민이 57분 만에 교체될 때까지 슈팅이 없었던 점을 고려해 남아공전 선발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결정은 한국 팬들과 언론 사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손흥민의 커리어와 이번 월드컵에서의 역할을 두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2. 한국이 2026 월드컵 남아공전에서 진 후에도 32강에 올라갈 수 있나요?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은 48개국이 참가하는 확대 포맷으로 운영되며, 조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8팀까지 32강에 올라갑니다. 한국은 조 3위 3점, 골득실 -1로 마쳤으며, 다른 조 경기들의 결과에 따라 진출 여부가 결정됩니다.

  3. 한국 선수단과 한국 미디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대회 중 한국 미디어 관계자들이 촬영 도중 손흥민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했고, 이 내용이 선수단에 전달됐습니다. 이후 선수들은 공식 행사 외의 한국 언론 인터뷰를 거부했고, 미디어 담당 직원이 사퇴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은 한국 스포츠 문화에서 성과 압박과 언론 환경을 둘러싼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습니다.

  4. 2026 FIFA 월드컵에서 한국의 조별 최종 성적은 어떻게 되나요?

    한국은 조 A에서 체코에 2-1 승, 멕시코에 0-1 패, 남아공에 0-1 패로 1승 2패 3점, 골득실 -1을 기록하며 조 3위로 마쳤습니다. 남아공이 조 2위, 멕시코가 조 1위로 32강에 진출했으며, 한국은 최종 진출 여부를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5. 미국 한인 커뮤니티는 이번 월드컵 한국 탈락 위기를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요?

    미국에 있는 한인 커뮤니티는 한인 식당과 단톡방을 중심으로 경기 결과를 함께 따라가며, 실망과 아쉬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타지에서 응원하는 특성상 경기 하이라이트를 챙겨 보거나 커뮤니티 채팅으로 소식을 나누는 경우가 많으며, 이 과정 자체가 한인 공동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마무리하면서

마무리하면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이 어떤 결과를 받더라도, 우리가 이 경기들을 함께 따라갔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사는 동안에도 한국 유니폼에 가슴이 뛰고, 한국의 패배에 함께 속상해하는 것, 그것은 어떤 주소나 시민권과도 상관없이 이어지는 정체성이거든요. 이걸 우리 아이들에게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저는 이런 날에 그런 생각도 합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오늘 저녁에는 한인 식당 어딘가에서 누군가 삼겹살 굽고 소주 한 잔 기울이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한국 경기 이야기를 하면서요. 저는 그 자리가 우리 커뮤니티를 지켜주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hanurl.com은 그런 자리들이 온라인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젯밤 남아공전 어디서 보셨나요? 혼자 보셨나요,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보셨나요? 그 순간에 제일 먼저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댓글로 나눠주세요. 타향에서 응원하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모이면, 그게 또 하나의 커뮤니티가 되거든요.

RELATED ARTICLES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