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생활 정보The Odyssey, 2026 최고의 3시간

The Odyssey, 2026 최고의 3시간

지난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딱히 계획했던 건 아니고요, 아내와 저 둘 다 뭔가 큰 화면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즉흥적으로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때 선택한 게 Christopher Nolan 감독의 신작 ‘Odyssey’였거든요.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그냥 초등학교 시절 읽었던 그 이야기,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험담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으니까요.

제 경험으로는 그 시절 그 책은 정말 신났었습니다. 슬기로운 오디세우스, 무적의 전사 아킬레우스, 그리고 그 유명한 트로이 목마까지. 병사들을 목마 속에 숨겨 성 안으로 들여보내는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어린 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이야기였습니다. 오디세우스는 늘 영리했고, 그를 가로막는 존재는 괴물이든 사람이든 전부 나쁜 쪽이었습니다. 그렇게 단순하게 나눠 놓고 읽었던 기억이 나거든요.

그런데요, 어른이 되어 극장 의자에 앉아 다시 만난 오디세우스는 제가 기억하던 그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2시간 53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몰입해서 봤는데, 보고 나오면서 아내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 어릴 때 얼마나 순진하게 이 얘기를 읽었는지 이제 알겠다.” 그만큼 이번 영화는 제가 알던 신화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다시 보여주더군요.

오늘은 우리 커뮤니티 가족분들께 이 영화가 왜 올여름 꼭 봐야 할 작품인지, 그리고 왜 어릴 적 기억과 그렇게 다르게 다가왔는지 솔직하게 풀어보려고 합니다. 저처럼 초등학교 시절 위인전이나 세계 명작 전집 코너에서 이 이야기를 처음 만났던 분들이라면, 이번 영화가 그 기억을 얼마나 흔들어 놓는지 더 생생하게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The Odyssey 영화 후기: 말의 동상부터 다른 시작

영화는 시작부터 제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화면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건 모래사장에 하반신이 파묻힌 채 이상하게 서 있는 커다란 말의 동상이었거든요. 저는 당연히 병사들이 숨어 있는 그 나무로 만든 바퀴가 달린 트로이 목마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 낯선 이미지 하나가 앞으로 세 시간 동안 제가 알던 이야기가 통째로 흔들릴 거라는 신호였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이번 작품은 IMAX 70mm 필름 카메라로 전체를 촬영한 첫 장편 영화라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화면의 밀도와 질감이 확실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이 방식대로 상영 가능한 극장은 전 세계에 41곳뿐이고 그중 미국에는 25곳 정도라고 하니, 근처에 IMAX 70mm 상영관이 있다면 조금 서둘러서라도 그쪽으로 예매하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부부는 일반 IMAX관에서 봤는데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거든요.

캐스팅도 이번 영화의 큰 힘이었습니다. Matt Damon이 오디세우스, 저는 어릴 때 이 이름을 ‘율리시스’라는 표기로 먼저 배웠는데 그것도 결국 같은 인물이더라고요. Anne Hathaway가 그의 아내 페넬로페, Tom Holland가 아들 텔레마코스를 맡았고, Zendaya가 지혜와 전쟁 전략을 관장하는 여신 아테나로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아테나라는 캐릭터가 예상보다 훨씬 묘하게 그려집니다. 오디세우스 눈에만 보이는 존재로 나오는데, 영화 후반부에 가면 이 여신이 정말 실재하는 신인지, 아니면 그가 트로이 전쟁에서 잃어버린 인간성의 상징인지 관객이 스스로 판단하게 만들거든요. 이 지점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대화거리가 많은 장면이라고 하는데, 저희 부부도 극장을 나오면서 한참을 이 얘기만 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R등급 작품입니다. 전투 장면의 강도가 상당하고 폭력적인 묘사가 이어지는 편이고, 언어 표현도 꽤 강한 편이라서, 10대 자녀와 함께 보러 가실 계획이라면 미리 확인하고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희 집처럼 성인만 가는 나들이라면 문제없지만, 자녀와 함께라면 이 부분은 참고하시는 게 좋겠더라고요. 고등학생 자녀가 학교에서 이 작품을 배우고 있다면 오히려 좋은 대화 소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선과 악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

제가 어릴 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단순하게 믿었던 건, 오디세우스와 그의 병사들은 선이고 그들을 가로막는 괴물이나 사람들은 전부 악이라는 구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그 구도를 정확히 180도 뒤집어 놓더군요. 오디세우스와 그의 병사들도 결국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사람들로 그려집니다. 정의도, 인간다움도, 도덕도, 공감도 없는 순간들이 계속 나옵니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오디세우스의 약해진 모습을 놓치지 않습니다. 아테나와 대화를 나누며 괴로워하고, 갈등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장면들이 꽤 오래 이어지거든요. 그런 장면을 보면서 저는 이 인물이 단순한 영웅이 아니라 전쟁이 남기고 간 상처를 그대로 짊어진 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att Damon의 연기가 그 지점을 특히 잘 살려서, 실제로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그의 커리어 중 손꼽히는 연기라는 평이 많더라고요.

그동안 고향에서는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도 각자의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는 긴 시간 동안, 페넬로페는 새로운 남편을 뽑으라는 압박을 계속 받습니다. 그 선택을 최대한 미루려고 애쓰는데, 이게 또 쉽지 않은 싸움으로 그려지더군요. 원작 신화에서는 페넬로페가 시아버지 라에르테스의 장례용 수의를 다 짜면 그때 새 남편을 고르겠다고 약속해 놓고, 낮에는 짜고 밤에는 몰래 풀어버리며 시간을 버는 유명한 장면이 나옵니다. 영화에서 이 부분을 그대로 보여주는지는 각자 확인해 보시길 바라고요, 책으로 이 이야기를 아셨던 분이라면 이 대목이 유독 반갑게 느껴지실 겁니다.

이런 인간적인 결을 살린 연출 덕분인지, 로튼토마토 기준 평론가 리뷰 95%가 긍정적일 정도로 이번 작품은 평단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개봉 첫 주말에는 1억 2천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올해 실사 영화 중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고 하니, 저희 부부만 이렇게 느낀 게 아니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한국에서는 Christopher Nolan 감독이 ‘놀란의 나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팬층이 두텁다는 사실입니다.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테넷, 오펜하이머까지 그의 작품이 한국에서만 3,600만 명 넘는 관객을 모았다고 하니, 한국에 계신 가족분들과 이 영화 얘기를 나누신다면 다들 이미 알고 계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1. 오디세이 영화 러닝타임은 얼마나 되나요?

    2시간 53분입니다. 오펜하이머보다는 짧지만 IMAX 70mm 촬영 방식의 제약이 없었다면 3시간을 넘겼을 거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밀도 높은 편집을 보여줍니다.

  2. 오디세이는 몇 살부터 볼 수 있나요?

    미국 등급은 R등급으로, 전투 장면의 폭력성과 일부 언어 표현 때문에 이 등급을 받았습니다. 보호자 동반 없이는 17세 미만 관람이 제한되니 자녀와 함께 가실 계획이라면 미리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3. 오디세이 IMAX 70mm 상영관은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전 세계 41개 극장에서만 이 방식으로 상영되며, 그중 미국에는 약 25곳이 있습니다. 예매 사이트에서 ‘IMAX 70mm’ 표기가 있는 상영관을 별도로 확인하시면 됩니다.

  4. 오디세이는 원작 신화 이야기와 얼마나 비슷한가요?

    트로이 목마, 아테나 여신, 페넬로페의 구혼자 이야기 같은 큰 틀은 유지하지만, 선악 구도나 인물의 도덕적 판단은 원작보다 훨씬 모호하고 인간적으로 재해석되었습니다. 어릴 때 책으로 읽은 분이라면 익숙한 이야기가 낯설게 다가오는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5. 오디세이 흥행 성적은 어떤가요?

    개봉 첫 주말 미국에서만 1억 2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올해 실사 영화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고, 전 세계적으로는 Christopher Nolan 감독 커리어 사상 최대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영화, 올해 본 영화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우리 커뮤니티 가족분들께도 꼭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팝콘 한 통 크게 사시고, 음료수도 큰 사이즈로, M&M도 잊지 마시고요. 아,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극장이 유난히 추울 수 있으니 얇은 긴팔 하나 챙겨 가시길 바랍니다. 저희 부부가 겉옷 하나 없이 갔다가 영화 끝날 때쯤 둘 다 팔짱을 끼고 있었거든요.

어릴 때 읽었던 이야기를 어른이 되어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다시 만나는 경험,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때는 몰랐던 인물들의 무게가 나이가 들고 나서야 보이는 순간, 그게 이번 영화가 저희 부부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여러분과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릴 때 읽었던 그리스 신화나 고전 이야기 중에, 어른이 되어 다시 접하고 나서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던 작품이 있으신가요? 어떤 이야기였는지, 뭐가 그렇게 다르게 다가왔는지 댓글로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쌓여야 우리 커뮤니티가 더 든든해지거든요.

Keeping the Spirit of Korea Alive in th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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