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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가 조금 달라지는 느낌. 마트에서 우연히 보이는 감 한 봉지. 아무 이유 없이 한국 생각이 나는 오후. 미국에서 살면서 추석이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체감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 감각만큼은 이민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것 같다.
2026년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다.
타국에 살고있는 나에게 추석은 어떤 의미인지, 미국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추석의 감각을 붙잡을 수 있는지를 정리해봤다.
추석이란 (Korean Harvest Moon Festival) 무엇인가, 2,000년을 이어온 가을 명절
추석의 역사는 한반도에서 약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시대 신라에서 시작되었다는 기록이 있고, 음력 8월 15일에 달이 가장 크고 밝다는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영어권에서는 Korean Harvest Moon Festival이라고 소개하기도 하지만, 그 표현이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무게가 있다. 추석은 단순히 수확을 기리는 날이 아니라, 조상을 기리고 가족이 모이는 날이다. 한국의 국가문화유산포털에서도 추석을 “한국의 가장 큰 전통 명절 중 하나”로 정의하고 있다.
추석에 하는 일들 중 가장 핵심은 차례와 성묘다. 차례는 조상의 신위에 음식을 올리는 제사로, 가족이 함께 모여서 지낸다. 성묘는 조상의 묘소를 찾아 인사드리는 일이다. 미국에서 추석을 보내는 우리에게는, 이 의식을 그대로 재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묘소는 한국에 있고, 가족들은 흩어져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조상을 기리는 시간을 만든다. 작은 상 하나를 차리고, 조용히 마음을 모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추석 음식 중 가장 대표적인 건 송편이다. 쌀가루 반죽 안에 참깨, 꿀, 밤, 콩 등을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어서 솔잎을 깔고 찐 떡인데, 만드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의식이다. 솔잎 향이 배어드는 동안 손이 바빠지고, 이야기가 피어난다. 식혜도 빠질 수 없다. 쌀과 엿기름으로 만든 달콤한 음료인데, 명절 상에 올라갔다가 식사 후에 마시면 소화도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다.
미국에서 추석 재료 구하기
미국에서 송편 재료를 구하는 건 이제 예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H-Mart나 한인 마트에 가면 쌀가루, 쑥가루, 치자 가루까지 다 있다. 솔잎은 구하기 어렵다면 다른 향 재료로 대체하는 방식도 있고, 아예 생략하는 경우도 많다. 중요한 건 재료가 완벽한지가 아니라, 직접 손으로 빚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아닐까 싶다.
이민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명절 음식 하나를 만들려고 한인 마트를 몇 군데씩 돌아다니던 기억이 있다. 그 수고로움이 이제는 그리움의 일부가 됐다. 식혜는 엿기름을 구하면 집에서도 만들 수 있고, 한인 마트에서 병에 든 것도 살 수 있다. 올해 추석을 보내면서, 작은 것 하나라도 직접 만들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2026년 Bay Area 추석 행사
미국에서 공동체로 추석을 보낼 수 있는 행사들이 올해도 열린다.
San Francisco Bay Area에서는 Presidio에서 제8회 연례 한국 축제가 9월 26일에 열린다. 매년 한인 커뮤니티가 모여 전통 공연, 음식, 문화 체험을 함께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추석 바로 다음 날에 열리는 만큼, 명절 분위기를 이어가기에 딱 좋은 타이밍이다.
그에 앞서 9월 20일에는 Ferry Building에서 무료 추석 행사가 진행된다. 입장료 없이 참여할 수 있으니, 혼자 살거나 한국 커뮤니티에 연결이 많지 않은 사람도 가볍게 가볼 수 있다. 명절을 혼자 보내야 할 것 같아 외롭다면, 이런 행사에 나가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달라진다.
다른 지역에서도 한인 문화센터, 한국 교회, 지역 한인 협회를 통해 추석 행사가 열리는 경우가 많다. 지역 한인 커뮤니티 SNS나 한인 타운 소식지를 미리 확인해두는 게 좋다.
혼자 보내는 추석, 그 조용한 무게
추석이 모두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가족이 한국에 있거나, 미국 내에서도 멀리 떨어져 살거나, 아직 커뮤니티가 없거나. 그런 날은 특히 조용하고, 그 조용함이 외로움과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감각, 그리고 그게 무엇인지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감각.
그럴 때는 영상통화라도 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아침이거나 한낮이겠지만, 얼굴 보고 밥 먹었냐는 인사 한마디가 생각보다 많은 걸 채워준다. 함께 송편을 빚을 수 없어도, 서로 화면 앞에 음식을 차려놓고 같이 먹는 시간을 만드는 가족들도 있다.
2세와 함께 추석을 보낸다는 것
미국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추석을 보내는 경험은 또 다른 결을 가진다.
학교에서 추석이 뭔지 모르는 친구들 사이에 있는 아이에게, 명절이 어떤 의미인지를 전달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냥 달이 예쁜 날, 맛있는 것 먹는 날로만 기억될 수도 있고,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직접 송편을 함께 빚어보거나, 조상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조용히 갖는 것이 나중에 아이의 어딘가에 남을 수도 있다.
추석을 보내면서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건, 한국 명절의 형식보다 그 안에 담긴 감각, 가족을 기억하고, 음식을 나누고, 달 아래 모이는 마음 같은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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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추석은 언제인가요?
2026년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다. 음력 8월 15일에 해당하며, 미국에서는 공휴일이 아니라 평소와 같은 평일로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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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송편 재료는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H-Mart 같은 한인 마트에서 쌀가루, 쑥가루, 치자 가루 등 대부분의 재료를 구할 수 있다. 솔잎을 구하기 어려우면 생략하거나 다른 향 재료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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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y Area에서 2026년 추석 관련 행사는 어디서 열리나요?
9월 20일 Ferry Building에서 무료 추석 행사가 열리고, 9월 26일에는 Presidio에서 제8회 한국 축제가 열린다. 두 행사 모두 한인 커뮤니티가 함께 명절 분위기를 나누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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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추석을 보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국에 있는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명절의 허전함이 상당 부분 채워진다. 지역 한인 문화센터나 교회에서 여는 소규모 행사에 나가보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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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자란 2세 아이에게 추석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형식보다 감각을 전하는 편이 낫다. 함께 송편을 빚어보거나 조상에게 짧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남는다.
올해 추석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9월 25일이 평일이라는 게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 가야 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한다. 추석이라고 해서 특별히 쉬는 날이 아닌 미국의 일상 속에서, 명절을 보내는 방식은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나는 올해도 뭔가를 차릴 것 같다. 송편 한 접시까지는 못 해도, 마트에서 사온 떡이라도. 식혜 한 캔이라도. 그리고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 한 통. 추석을 추석답게 보내는 데 필요한 건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에서 추석을 보내는 모두에게, 올해도 좋은 한가위가 되기를 바란다.
Keeping the Spirit of Korea Alive in the U.S.


